좋은 질문을 위한 노하우 11가지 유형 중 '큰 그림을 위한 8가지 전략형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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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을 위한 노하우 11가지 유형 중 '큰 그림을 위한 8가지 전략형 질문'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9.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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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앵커 겸 인터뷰어 프랭크 세스노 著 <판을 바꾸는 질문들>

CNN의 앵커이자 인터뷰어 프랭크 세스노가 쓴 책 <판을 바꾸는 질문들>에는 저자가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콜린 파월 등 저명인사들의 인터뷰를 하며 수십 년간 고민한 좋은 질문을 위한 노하우를 11가지 유형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그중 '큰 그림을 위한 8가지 전략형 질문'을 소개한다.

 

큰 그림을 위한 8가지 전략형 질문

 

군사 지도자로서 파월의 능력은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큰 시험대에 올랐다.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권력과 영토 확장에 눈이 멀어 약소국을 짓밟은 것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은 석유 부국이자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위협했다. 조지 H.W.부시 대통령은 침략을 '좌시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통령은 대응 방안에 대한 조언을 원했다. 파월은 가장 먼저 임무를 규정하기 위한 질문을 했다고 한다.

 

"초기에 논의한 건 이런 거였어요. 어떤 걸 원합니까? 사우디아라비아를 방어해서 이라크의 남하를 저지하고 싶습니까? 아니면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군을 축출하고 싶습니까? 그밖에 또 원하는 게 있습니까? 바그다드 진입을 원합니까? 일단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야 했지요. 계획을 입안하기 전에요.“

 

바그다드 진압에 군침을 흘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특히 파월은 절대 반대였다. 그는 대통령에게 만일 미군이 후세인을 쫓아 바그다드에 입성하면 "2,500만 국민의 주인이 되는 영예를 안게 될 테지만 그들의 희망, 열망, 문제 역시 모두 떠안게 될 겁니다. 모두,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펜타곤(미국 국방부)은 쿠웨이트를 해방하기 위한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작전 입안자들은 이라크의 군사력, 지형, 도로, 항만, 수로, 기후, 민간인 거주 지역의 위치를 검토했다. 그리고 미군과 다국적군의 역량을 따져봤다.

 

그런데 대통령에게 50만 미군 병력을 사막에 투입해 사담 후세인을 몰아내는 작전을 실행하자고 제안하기 전에 파월은 우선 외교, 정치, 전쟁을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에서 장기적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전략형 질문을 던졌다. 그는 목표, 자원, 예상 결과, 판단 근거,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자 했다. 베트남전을 몸소 겪은 파월은 만일 이라크전이 복잡해지고 큰 비용이 들게 되면 과연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물었다.

 

파월은 큰 그림을 보고 기존의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무엇이 성공인지 규정하기 위한 8가지 전략형 질문을 제시했다. 그 모든 질문에 긍정적인 답이 나와야만 대통령이 쿠웨이트 해방을 위한 전면전을 자신 있게 승인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1. 국가안보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가?

2. 미국 국민이 이 조치를 지지하는가?

3. 국제사회에서 폭넓고 진정성 있는 지원을 받고 있는가?

4. 위험 요소와 비용을 정직하고 철저하게 분석했는가?

5. 비폭력적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봤는가?

6. 이 조치의 예상 결과를 철저히 검토했는가?

7. 명확하고 성취 가능한 목표가 있는가?

8. 기약 없고 지리멸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한 합리적인 출구전략이 마련되어 있는가?

 

모두 타당한 질문이었고 그 답도 모두 긍정적이었다. 큰 그림을 보기 위한 질문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이라크는 국제법을 어기고 전 세계에 상당량의 석유와 몇몇 주요 항로를 제공하는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었다. 미국 의회가 표결로 군사행동을 승인하고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 4명 중 3명이 전쟁에 찬성할 만큼 대중의 지지도 탄탄했다. 국제사회도 동조했다. UN 결의안 678호로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를 축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허용됐다. 해당 지역에서 다수의 국가가 적극 연합을 약속했고, 그중에는 평소 워싱턴에 적대적이던 국가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기존의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확실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이라크 인접국과 미국의 혈맹국이 입수한 첩보에서 후세인의 의도와 역량이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 외교적 수단은 이미 중재자와 UN을 통해서, 또 이라크 외무장관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서 모두 시도해본 뒤였다. 그리고 해당 지역의 모든 국가와 20여 개 연합국과도 논의가 다 끝났다. 군사, 정치 지도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도 모두 검토했다. 그중에는 이라크가 자국 유전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시나리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이후에 실제 현실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무엇이 성공인지 규정하기 위한 질문에도 명확한 답이 나오면서 한정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와 현실적인 출구전략이 도출됐다. 그 결과로 후세인을 쿠웨이트에서 몰아내고 국제법과 UN 결의안 준수를 강제하기 위한 사막의 폭풍 작전이 탄생했다. 이 작전은 무기한 점령이나 국가 재건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전쟁은 징벌의 융단폭격으로 시작됐다. 미군과 다국적군의 폭탄 세례가 이라크 방공망, 군사시설, 정부 청사를 순식간에 초토화했다. 이후 쿠웨이트에 미군과 다국적군이 지상 병력을 투입했을 때 이라크군은 퇴각하기 바빴다. 비록 후세인이 정권을 부지하긴 했지만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지상전은 고작 100시간 만에 끝났다. 콜린 파월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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