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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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 이효은 기자
  • 승인 2017.09.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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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 마셜 밴 앨스타인, 상지트 폴 초더리, 제프리 파커 공저 <플랫폼 레볼루션>

세계적인 석학 마셜 밴 앨스타인, 상지트 폴 초더리, 제프리 파커가 쓴 책 <플랫폼 레볼루션>은 플랫폼이 왜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글로벌 대기업조차 플랫폼 기업에 밀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플랫폼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기존 기업들의 대응 방법으로는 뭐가 있는지, 론칭은 어떻게 해야 하고, 수익 창출은 언제 어디서 해야 하는지, 일반 비즈니스와 경영지표가 어떻게 다르고, 경영전략이 어떻게 다른지 등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케이스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는데, 그중 플랫폼이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관해 쓴 내용을 소개한다.

 

플랫폼은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 게이트키퍼가 사라지고 있다

- 공급자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 품질관리 방식이 바뀌고 있다

- 기업 활동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폭발적 증가로 분출된 강력한 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대부분의 시장에서 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전통적인 시스템을 우리는 '파이프라인(pipeline)'이라고 말한다. 플랫폼과 달리 파이프라인은 가치의 창출과 이동이 단계적으로 일어나며, 이때 파이프라인의 한쪽 끝에는 생산자가, 반대편 끝에는 소비자가 있다. 회사는 먼저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한다. 그런 다음 제품을 제조해서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이 작동한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등장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 이와 같은 간결한 단선적 형태로 인해 우리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를 '선형적 가치사슬(linear value chain)'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플랫폼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단순했던 파이프라인 방식이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플랫폼이 변수로 개입되는 복합적인 관계로 변하고 있다. 플랫폼 세계에서 다른 종류의 이용자들 - 일부 생산자와 일부 소비자, 그리고 때에 따라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들 - 이 서로 만나고,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플랫폼이 제공하는 자원을 사용한다. 이런 과정에서 이들은 가치 있는 무언가를 교환하고 소비하며 때로는 함께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가치는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일직선으로 흘러가지 않고,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변경되며 교환되고 소비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플랫폼에 의한 연결을 통해 가능해졌다.

 

모든 플랫폼은 저마다 다르게 작동하고 다른 유형의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며 다양한 형태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은 기본 요소들을 모든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동일하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휴대 전화 산업에는 현재 두 개의 주요 플랫폼 - 애플의 iOS와 구글이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 이 있다. 둘 중 하나의 플랫폼에 가입한 소비자는 해당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치 -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의 이미지 편집 기능 - 를 소비한다. 그러나 이들 소비자들은 일련의 개발자들이 플랫폼의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만든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사용자가 애플 아이폰을 통해 접근한 앱이 제공하는 가치를 소비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 플랫폼이 창출한 가치의 교환이 이뤄진다.

 

말 그대로 전통적인 선형적 가치 사슬에서 플랫폼의 복합적인 가치 매트릭스로 변화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단순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꽤 복잡하다. 플랫폼 모델이 한 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비즈니스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들 중 몇 가지를 살펴보자.

 

게이트키퍼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제품을 기반으로 세워졌는데, 그 제품은 파이프라인의 한쪽 끝에서 디자인되고 제조된 다음, 다른 쪽 끝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오늘날 많은 파이프라인 기반의 기업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플랫폼 기반 기업들이 동일한 시장에 진출하면 거의 언제나 플랫폼 기업들이 이긴다.

 

한 가지 이유는 파이프라인 기업들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흘러가는 가치 흐름을 통제할 때 비효율적인 게이트키퍼에 의존하는데 있다. 전통적인 출판 산업에서 편집자는 그들 앞에 놓인 수천 종의 원고들과 필자들 중에서 몇 권의 책과 저자를 선별하면서 자신의 선택이 인기를 얻길 바란다. 이런 과정은 시간이 매우 많이 들고 노동 집약적인데다 직관과 추측에 많이 의존한다.

 

이와 반대로 아마존의 킨들(Kindle) 플랫폼만 있으면 누구나 책을 출간할 수 있다. 킨들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어떤 책이 성공하고 어떤 책이 실패할지 결정할 수 있다. 플랫폼 시스템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장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통적인 게이트키퍼 - 편집자 - 가 전체 독자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자동 시장 신호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게이트키퍼가 사라지게 되면 소비자들은 더 자유롭게 자신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전통적인 고등 교육 체계 안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누구에게나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학사 행정, 강의, 시설, 연구 및 모든 것들을 묶음 형태로 구매할 수밖에 없다. 게이트키퍼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은 학생들에게 대학 교육을 세트로 구매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래야만 그들이 학사 과정이 제공하는 가치인 학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고르려고 할 것이다. 고용주들이 대체 가능한 다른 학위증을 적극 수용할 의사가 있다면, 대학은 일괄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던 관습에 더 많은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러한 대안적인 형태의 학위과정을 개발하는 것이 코세라(Cousera)와 같은 플랫폼 교육 기업의 주된 목표 중 하나이다.

 

컨설팅 회사와 로펌들도 번들로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기업 고객은 전문 서비스에 대해 높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주니어급 컨설턴트의 서비스까지도 높은 가격에 함께 구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는 능력이 출중한 변호사와 컨설턴트들의 경우 기업 고객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일을 수주하고, 한때 로펌이나 컨설팅 회사가 제공했던 각종 지원 업무와 자잘한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처리하게 될 것이다. 업 워크와 같은 플랫폼은 이미 예비 고용주들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전통적인 게이트키퍼들이 강요했던 묶음 방식 판매 관행을 없애 버렸다.

 

공급자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호텔 산업이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라. 힐튼(Hilton)이나 메리어트(Marriott) 같은 호텔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정교한 예약,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존 브랜드를 통해 판매할 객실을 늘려야 했다. 즉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돌아다니며 전망이 밝은 지역의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새로운 건물을 짓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호텔을 관리하고 업그레이드하고 확장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의미에서 스타트업 에어비앤비는 힐튼이나 메리어트와 동종의 사업을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대형 호텔 기업들처럼 에어비앤비도 정교한 가격 책정 및 예약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원하는 객실을 검색해서 예약하고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플랫폼 모델을 호텔 사업에 적용했다. 즉 에어비앤비는 단 하나의 객실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대신에 개별 판매자들로 하여금 고객들에게 직접 객실을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을 만들어 관리한다. 그 대가로 에어비앤비는 플랫폼을 통해 지불된 임대료의 9-15%(평균 11%)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에어비앤비나 다른 경쟁 플랫폼의 성장세가 전통적인 호텔 기업에 비해 빠르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성장이 더 이상 자본의 투입과 물리적 자산 관리 능력에 따른 제약을 받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호텔 체인들이 신규 부동산을 선정해서 매입한 후, 새로운 리조트를 설계해 건설하고, 신규 직원을 고용한 다음 훈련시키기까지 몇 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반대로 에어비앤비의 부동산 '재고'는 임대할 객실을 소유한 사용자들이 가입하는 속도만큼 늘어난다. 그 결과 에어비앤비는 단 몇 년 만에 전통적인 호텔 경영자들이 수십 년간 고위험 투자를 하고 피땀을 흘려가며 성취하길 바랐던 규모로 성장하고 수익을 거두었다.

 

플랫폼 시장에서는 공급의 성격이 달라진다. 이제 공급이란 한때 수요처에 불과했던 커뮤니티에서 유휴자원, 장치, 설비 등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군더더기 없이 높은 효율성을 자랑하는 전통적인 기업들은 실시간 재고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신생 플랫폼 기업들은 '아예 내 것이 아닌 재고(not-even-mine inventory)' 시스템을 운영한다. 렌터카 업체 허츠(Hertz)가 비행기 도착 시간까지 공항으로 자동차를 보낼 수 있다면, 나머지는 예상대로 진행될 것이다. 이제 릴레이라이즈(RelayRides)는 떠나는 여행객들의 자동차를 빌려서 도착하는 여행객들에게 빌려준다. 빈 차를 세워두느라 주차비를 지불해야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돈을 받게 된다. 릴레이라이즈가 보험에 가입하여 소유주 외 다른 사람들도 해당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허츠와 기존 렌터카 업체들만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윈윈이다.

텔레비전 방송국들은 스튜디오를 만들고 직원을 뽑아서 영상을 제작한다.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인 유튜브는 그 어떤 방송국보다 많은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활용한다. 모두가 윈윈이다. 한때 영상 제작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던 텔레비전 방송국과 영화사들만 제외하고. 싱가포르에 본거지를 둔 비키(Viki)는 아시아 영화와 드라마에 자막을 올리는 번역자들의 오픈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전통적인 미디어 가치 사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키는 자사의 번역자들이 자막을 올린 동영상의 라이선스를 다른 나라 배급업체에게 제공한다.

 

따라서 플랫폼은 시장에 새로운 공급처를 제공하여 전통적인 경쟁구도를 파괴한다. 어떻게든 고정 비용을 회수해야 하는 호텔들이 그런 비용이 없는 회사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신규 기업들에게 효과적인 것은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 유휴 자원을 시장에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 경제(sharing economy)는 많은 아이템, 이를테면 자동차, 배, 심지어 잔디 깎는 기계 등이 대부분 놀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플랫폼이 출현하기 전에도 이런 유휴 자원을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에게 빌려줄 수는 있었겠지만, 낯선 이들에게 빌려주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집을 빌려준 다음에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을지(에어비앤비), 자동차가 망가진데 없이 고스란히 반납될지(릴레이라이즈), 빌려준 잔디 깎는 기계가 과연 반납될지(네이버굿즈NeighborGoods)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별적으로 신용과 신뢰성을 확인하는데 들이는 노력은 교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는 높은 거래비용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플랫폼은 채무 불이행 보험을 들어주고 올바른 처신을 독려하는 평판 시스템을 도입하여 거래비용을 크게 낮추었다. 그렇게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자 그곳에서 새로운 생산자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품질관리 방식이 바뀌고 있다

 

우리는 킨들 플랫폼이 독자들의 피드백을 이용해 어떤 책이 폭넓게 읽힐지 결정하는 방식을 목격해왔다. 모든 종류의 플랫폼이 이와 유사한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에 의존한다. 에어비앤비와 유튜브같은 플랫폼은 이러한 피드백 고리를 이용하여 전통적인 호텔 및 텔레비전 채널과 경쟁한다. 이러한 플랫폼이 콘텐츠의 품질(유튜브의 경우)이나 서비스 제공자의 평판(에어비앤비의 경우)에 대한 커뮤니티의 반응을 수집할수록 이후 시장에서 상호작용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다른 소비자들의 피드백은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과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준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은 상품은 대개 플랫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반대로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기업들은 통제 메커니즘 - 편집자, 관리자, 감독자 - 에 기대어 품질을 보장하고 시장 안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의 틀을 만들어 간다. 이와 같은 통제 메커니즘은 확장해 나가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다.

 

위키피디아가 거둔 성공은 플랫폼이 커뮤니티 피드백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공급 사슬을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같은 참고 자료는 한때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하면서 관리하기 어려운 학자, 작가, 편집자들로 구성된 중앙집중식 공급 사실을 통해 제작되었다. 위키피디아가 플랫폼 모델을 사용하여 구축한 콘텐츠는 질적인 면과 다루는 범위 측면에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필적한다. 이는 위키피디아가 외부 필자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콘텐츠를 늘리고 감시해왔기 때문이다.

 

기업 활동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플랫폼의 가치는 대부분 사용자 커뮤니티에 의해 생성된다. 따라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반드시 내부 활동에서 외부활동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이 전도된다. 다시 말해서 안과 밖이 바뀐다. 이를테면 마케팅, 정보 기술, 운영에서 전략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능이 점점 회사 밖의 사람들과 자원, 그리고 기능으로 옮겨가면서 전통적인 비즈니스 내부에 존재하던 기능을 보완하거나 대체한다.

 

이렇게 안팎이 뒤집어지는 과정을 기술하는 용어는 비즈니스 기능별로 다르다. 예를 들어 마케팅 측면에서, 코카콜라의 최고정보책임자인 롭 케인(Rob Cain)은 메시지 전달 시스템을 정의하는데 사용되었던 핵심 용어가 브로드캐스트(broadcast)에서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으로 바뀐 다음, 바이럴리티(virality)와 소셜 인플루언스(social influence)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푸쉬(push)는 풀(pull)로, 메시지의 방향이 사내에서 사외로 향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inbound)로 옮겨갔다고 말한다. 이 모든 용어의 변화는 한때 회사 직원들과 대행업체들이 확산시켰던 마케팅 메시지가 이제는 소비자들에 의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곧 플랫폼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이 뒤바뀌었음을 반영한다.

 

마찬가지로 정보 기술 시스템도 백오피스(back-office)인 ERP(Enterprise Reource Planning) 시스템에서 프런트오피스(front-office)인 CRM(Consu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아예 사무실 밖을 의미하는 아웃 오브 디 오피스(out-of-the-office) 실험이 소셜 미디어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뤄지고 있다. 이는 내부에서 외부로 초점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재무도 주주 가치와 회사 보유 자산의 미래 현금 흐름 가치를 중시하던 관점에서 이해 당사자 가치와 회사 외부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의 역할을 중시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운영관리도 마찬가지이다. 회사 재고와 공급 사슬 체계를 최적화하는 데에서 회사가 직접 통제하지 않는 외부 자산 관리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광고회사 하바스 미디어(Havas Media)의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 톰 굿윈(Tom Goodwin)은 이와 같은 변화를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 우버는 한 대의 자동차도 보유하지 않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회사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최대 기업 가치를 지닌 소매 기업 알리바바는 재고가 없다. 또 세계 최대 숙박업체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라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바로 커뮤니티가 이런 자원을 공급한다.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독자적인 내부 자원을 통제하고 경쟁 장벽을 세우는 쪽에서 외부에 있는 자원을 조율하고 활력이 넘치는 커뮤니티와 관계를 맺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제 혁신은 더 이상 사내 전문가들과 연구 개발팀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크라우드소싱과 플랫폼에 있는 독립적인 참여자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일어난다.

 

외부자원은 내부자원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오히려 보완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들은 생태계 거버넌스를 생산 최적화보다 강조하고, 외부 파트너를 설득하는 것을 내부 직원을 통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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