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옥중서신2> 이희호 지음, 시대의창 출간
[인스타북리뷰]
아내는 늘 편지를 썼다.
남편은 사형수였다.
언제 사형이 집행될 지 모르는 절망 속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당신이 집을 떠나신 지 벌써 두달이 넘었습니다. 얼마나 보고 싶고 그리운지 모릅니다”
사형수인 남편은 감옥에서 손바닥만한 은박지에 못으로 꾹꾹 눌러 깨알같은 글씨로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늘 서두는 “나의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에게”로 시작했다.
“당신이 매일 보내주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면서 즐거운 성탄절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또 남편에게 눈물어린 답장을 쓴다.
”바른 일을 하기 위해 당하는 수난은 마음의 괴로움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아내와 남편은, 우리 현대사의 한 조각을 완성해 나갔고, 편지들은 <옥중서신>이라는 제목으로 '살아있는'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 아내, 이희호 마저 세상을 떠났다.
뜨거웠던, 그리고 가슴 벅찼던 민주화운동의 주인공들이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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