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북리뷰] '잊혀진 전쟁의 기억'..."한국전쟁, 미국소설에서는 어떻게 다뤄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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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북리뷰] '잊혀진 전쟁의 기억'..."한국전쟁, 미국소설에서는 어떻게 다뤄지고 있나"
  • 정 현 기자
  • 승인 2019.06.26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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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잊혀진 전쟁의 기억> 정연선 지음, 문예출판사 출간

[인스타북리뷰]

@mybookmemo 인스타그램

눈을 떠보니,
아침해가 솟아 있었다. 총소리도 대포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휴우---"

소년은 안심했다. 지난밤 소년은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초등학교에 들어 간 첫해 이맘때, 섬마을 소년은 선생님으로부터 "북한 공산군이 6월 25일 새벽에 쳐들어 온다"는 무서운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몇해가 지나서야 '오해'가 풀렸다.

소년은 "쳐들어 왔다"를 "쳐들어 올거다"로 잘못들었던 것이다. 하필, 그해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다.

'오해'의 편차는 그 범위가 한 국가의 역사로 확대되면 더 커지게 되는 것.

한국전쟁 6.25를 바라보는 시각도 입장에 따라 커다란 편차를 보이게 마련이다.

<잊혀진 전쟁의 기억>
(부제 : 미국소설로 읽는 한국전쟁)

미국소설에 나타난 한국전쟁 이야기를 분석한 책이란다.

정작, 보통 미국인들은 이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는걸까? 무척 궁금한 주제를 분석했다. 최초란다.

"휴전으로 전쟁이 막을 내리자 한 미군병사는 '비기기 위해 죽었군'이라는 자조 섞인 말로 고작 휴전으로 끝날 전쟁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자신들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들은 이 전쟁을 "비기기 위한 싸움"으로 자조했구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성전' 아니었나? 충격이다.

이어지는 새뮤얼 헌팅턴 교수의 지적.

"한국전쟁은 미국 역사에서 성전이 아닌 최초의 전쟁이었다"

그리고 폴 에드워즈 교수의 한마디.

"점령한 땅도 없었고 승자도 없었다. 병사들은 그저 전투가 끝나서 안도했을 뿐이다"

책장을 넘기면 이런 내용도 나온다. 당시 미국인들은 한국전쟁을 "가난한 자의 전쟁"이라고 했단다.

1955년 발간된 디트로이트 지역의 한 조사보고서는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주로 전투원으로 배치되었고, 전사하거나 실종된 자들은 주로 저소득층의 비백인 출신에서 많았다"고 기록했다.

그랬었구나 ㅠㅠㅠ

책을 대하니, 참 많이 당혹스럽다. 저자는 육사 출신의 영문학자란다.

섬마을 소년은, 그해 6월 이후로 수십년이 지났지만, 이 전쟁에 대해 여전히 많은 <오해>를 품고 살아왔구나 생각하니, 참 허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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